#1 명경기
이전에 뉴 게티스버그 제작노트에 응원의 글을 남겨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현재 뉴 게티스버그는 블리자드 공식 래더맵으로 등재되어 세계에서 열리는 모든 스타크래프트 2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현재 1시즌이 채 되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명경기가 탄생했는데요, 국내에서 보여주었던 경기들을 소개합니다.
#1-1 SK 텔레콤 프로리그 2016 김대엽 VS 김유진 4세트
김유진의 전진 우주공항을 파괴하여 공중을 장악했다고 생각한 김대엽은 불리한 상황에서 섬멀티를 확보합니다. 그와 동시에 우주공항에서 우주모함을 모아줍니다. 김대엽이 우주모함이 모은 사실을 늦게 알아챈 김유진은 뒤늦게 우주모함을 생산하지만 우주모함을 더 많이 확보한 김대엽이 승리를 가져갑니다.
#1-2 2016 GSL 시즌2 코드S 32강 그룹H 한지원 VS 백동준 1세트
섬멀티의 기적 1. 다소 불리한 상황이었던 한지원은 뮤탈리스크로 백동준이 공격을 늦추려고 하지만 이를 알아챈 백동준은 타이밍을 잡습니다. 이를 인지한 한지원은 뮤탈리스크와 저글링으로 상대방의 연결체와 탐사정을 파괴하여 자원줄을 끊으면서 섬멀티를 확보합니다. 하지만 백동준은 섬멀티의 존재를 확인하지 못하고 남는 자원으로 병력을 소환합니다. 뒤늦게 섬멀티를 알아챈 백동준은 패배를 선언합니다.
#1-3 2016 GSL 시즌2 코드S 16강 그룹A 윤영서 VS 주성욱 3세트
섬멀티의 기적 2. 고립된 주성욱의 병력을 잡아내어 윤영서가 승기를 잡아가는듯했으나, 다시 주성욱에 의해 큰 병력 손실이 있었던 윤영서는 본진 사령부를 띄워 섬멀티를 확보합니다. 정면 싸움이 불가능한 윤영서는 주성욱의 본진에 병력을 드랍하여 생산시설을 마비시킵니다. 주성욱은 자원은 많았지만 생산시설이 마비된 탓에 병력을 지속적으로 생산하지 못했고, 이를 인지한 윤영서는 지속적으로 관문을 집요하게 노립니다. 섬멀티에서 확보한 자원을 바탕으로 본진에도 병력을 꾸준히 모았던 윤영서는 주성욱의 올인을 막아내고 승리를 가져갑니다.
#1-4 스타리그 2016 시즌2 16강 C조 변현우 VS 김도우 3세트
23분이라는 장기전. 초반 빌드에서 우세를 가져가고, 테란의 지속적인 견제를 깔끔하게 막아낸 김도우는 거신 체제를 완성시킵니다. 변현우는 꾸준한 양방 견제를 하지만 김도우는 깔끔한 수비를 바탕으로 폭풍함까지 확보합니다. 하지만 중앙 교전 중에 김도우의 본진에 병력을 드랍한 변현우의 병력이 주요 건물들을 초토화하면서 기회를 조금씩 가져가기 시작했으나, 김도우는 발빠르게 변현우의 중요한 확장을 파괴하고 다시 한번 조합을 갖추어 승리합니다.
#1-5 스타리그 2016 시즌2 8강 박령우 VS 전태양 2세트
중후반으로 갈수록 젤나가 감시탑을 끼고 중앙을 확보하여 승기를 잡아가는 전태양. 이에 박령우는 좁은 길목을 통해 꾸준히 견제를 하지만 철통수비인 전태양의 수비를 뚫기는 역부족. 하지만 박령우는 감시군주와 버로우한 저글링으로 상대 진영에 지속적인 시야를 밝히면서 땅굴망을 통해 피해를 만들어냅니다. 전태양의 본진 장악 및 해방선과 동행한 드랍 병력을 막아낸 박령우는 기세를 잡아 센터를 밀어내어 승리합니다.
#2 피드백
맵 제작자가 기쁜 순간은 장군 멍군 끝에 멋진 승부가 결정되는 경기가 나오는 것입니다. 또는 맵의 특징을 잘 살려 독특한 경기를 보여주는 것도 모든 이들에게 멋진 순간을 선사합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모니터링입니다. 해당 맵에서 플레이어들이 어떠한 전략을 사용하는지, 병력들의 주요 이동 경로는 어떤지 분석하지 않으면, 현재 사용되고 있는 맵과 다음 신규맵에 대한 디자인 기획에 같은 오류를 범할 수 있습니다.
모니터링을 통한 뉴 게티스버그의 피드백은 다음과 같습니다.
#2-1 손쉬운 수비. 하지만 테란에게는?
뉴 게티스버그와 어스름 탑의 드랍 경로 비교
뉴 게티스버그는 제 2멀티까지 확보하게 되면 9시 방향으로는 앞마당과 본진을 견제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중반 이후부터는 견제가 어렵습니다. 본진 쪽으로 견제를 해도 자원 타격을 주기 위해서는 깊숙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이 역시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에어 블락커(Air Blocker)에 의한 공중 동선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는 것도 공격자 입장에서 까다로운 부분입니다.
이러한 맵 구조는 분광기와 사도를 동반한 양방향 견제와 저글링/맹독충 드랍에 부담을 덜었으나, 경기 내내 견제를 통해 승기를 잡아가야 하는 테란에게는 악재가 되었습니다. 초중반의 견제가 상대방에게 까다로움을 주지만, 실제 일꾼의 피해나 건물 테러에 힘을 쓰기 어려웠고, 전면전에 다소 약한 테란은 후반 대규모 전투에서 승리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8월 15일, 몬트리올에서 진행된 WCS 섬머 서킷 챔피언십에서 David Kim이 대규모 밸런스 변경 사항을 예고했습니다. 이 패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정보는, 바로 테란이 후반에도 타 종족과 중앙 힘싸움이 가능하게 바뀐다는 것입니다. 특히 폭풍함, 우주모함, 울트라리스크와 같은 최종 유닛인 전투순양함을 테란이 사용할 수 없었던 이유는 고위 기사의 환류, 유령의 EMP 기술로 인해 너무나 큰 피해를 입기 때문입니다.
또한 보다 확실한 유닛 디자인을 통해 공성 전차가 한층 더 강화되어 바이오닉 전략의 강제로부터 풀려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점을 본다면 수비적인 강점이 있는 이 맵에서 테란이 힘을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로 거듭될 것입니다.
#2-2 섬멀티
2016 GSL 시즌2 코드S 16강 그룹A 윤영서 VS 주성욱 3세트. 불리한 상황에서 섬멀티를 가져가는 윤영서
100경기 중 1경기만 섬멀티를 가져다도 성공적인 맵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뉴 게티스버그는 그 어떤 맵보다 섬멀티를 많이 가져가고 있습니다. 공식맵 최초로 에어 블락커(Air Blocker)를 사용하여 드랍과 공중 유닛에 취약한 섬멀티를 수비하기 용이하게 했습니다. 기존 맵에서 섬멀티는 주로 엘리전 전략용으로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하지만 뉴 게티스버그에서는 지상으로 멀티를 이어나가기 어려운 플레이어, 즉, 불리한 플레이어가 섬멀티를 가져가 지상 유닛의 견제를 차단하면서 자원 채취를 이어나갈 수 있는 전략적 용도로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이를 통해 역전한 경기도 많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상대의 본진 사이에 섬멀티가 배치되어 있어 확보하기 부담스럽다는 의견들도 많았습니다. 보통 저는 맵 제작을 할 때, 플레이어의 심리적인 느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에어 블락커(Air Blocker)에 둘러싸여 안전한 느낌보다는 상대방과의 가까운 거리가 더 위험하다고 느끼는 플레이어들이 많았다고 봅니다.
#2-3 공중 유닛의 길찾기 인공지능 문제
편집기에서 에어 블락커(Air Blocker)가 섬멀티에 적용되어 있는 모습
본래 스타크래프트2에는 공중 유닛의 경로를 직접적으로 방해하는 요소가 없습니다. 비행 금지 구역(No Fly Zone)이라는 요소와 벽 장식물(Doodad)를 결합하여 새롭게 만든 요소이며, 이 중 비행 금지 구역(No Fly Zone)은 깃발이나 높은 건물과 공중 유닛이 겹쳐 시각적으로 확인이 어려운 것을 방지하기 위해 특수하게 만들어진 요소입니다. 실제로 비행 금지 구역(No Fly Zone)이 적용된 곳을 공중 유닛이 지나가면 부딪히면서 옆으로 밀려나 이동합니다. 즉, 해당 지점에 공중 유닛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지나갑니다.
맵 개발 초기에 이러한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었습니다만, 에어 블락커(Air Blocker)를 맵에 적용하면서 얻는 것이 더 많아 적용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스타크래프트1에서는 길찾기 인공지능에 대한 문제점이 많았지만, 플레이어의 명령 예약(Shift 키를 이용한 명령)을 통해 해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개발팀에서 비행 유닛의 길찾기 인공지능을 개선하고 있다고 하니 조금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3 마치며
특별한 일이 없으면 WCS 글로벌 파이널까지 이번 2016 래더 시즌3 맵을 그대로 사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래도 시즌1, 2와 다르게 안정화된 지도가 많으며 이미 많은 프로게이머들이 시즌3 맵에서 멋진 경기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WCS 코리아의 대회인 GSL과 스타리그는 4강에 이어 곧 결승 진출자가 가려집니다. 그리고 올해 마지막이기도 합니다. 남은 기간까지 뉴 게티즈버그뿐만 아니라 다른 맵에서 멋진 경기가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GL HF!